2021년 하반기 금융시장 전망 곳곳에 산적한 악재와의 동거
시장 악재 부상하며 주가 조정현재 글로벌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순탄치 않다. 연준은 11월부터 테이퍼링(Tapering, 자산 매입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은행은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의지가 점차 강해지고 있어 지금껏 주가 상승을 견인하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주식에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성장 둔화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도 부상하고 있으며, 주요국이 안고 있는 부채 문제와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 이슈도 증시에 부담을 줄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이처럼 리스크 요인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주가는 상반기와 같은 강한 상승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증시 주요 이슈와 함께 투자 의사결정 시 참고해야 할 부분을 살펴본다.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금융시장 주요 이슈들
① 공급망 병목 현상과 인플레이션 완화 여부
지금까지 연준은 ‘일시적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일시적 인플레이션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는 않겠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올해 물가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Supply Chain Bottleneck)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그리고 다양한 산업에 걸쳐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 것인데, 연준의 주요 위원들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인식 변화는 조기 통화 긴축 우려와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며 금융시장에 혼란을 키우고 있다. 따라서 향후 주식을 비롯한 금융자산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완화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기 위해서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완화돼야 한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야기된 주된 원인은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기업들이 설비 증설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고용에 소극적이었던 탓이 큰 만큼 앞으로 기업이 생산을 늘리거나 혹은 설비투자를 늘려 공급을 확대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로서는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짧은 시간 내에 해소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다만 수요 회복에 따라 기업의 설비 증설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으므로 공급망 병목 현상이 더 악화되기보다는 점차 개선되며 물가 상승세도 점진적으로 완화될 공산이 있다.
② 글로벌 경기둔화 문제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의 정점은 2/4분기에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경기회복 모멘텀의 둔화와 인플레이션을 연관 지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추세적 관점에서 판단하건대 경기 둔화 우려는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어 보인다. 글로벌 경기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등이 제거되며 회복탄력성이 약화되는 것일 뿐 여전히 확장 국면을 이어가며 장기 추세로 복귀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올해와 내년에 예상되는 미국 경제성장률은 각각 6% 내외, 4% 내외다. 2022년 성장률은 2021년에 비해 둔화하나, 과거 10년 동안의 미국 평균 경제성장률(2.1%)과 견준다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결코 낮은 수준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주요 선진국이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정책 시행을 준비 중이고,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치료제 보급 등을 염두에 둔다면 향후 경기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중국의 성장 둔화 문제에 대해서는 주의 깊게 살필 필요가 있다. 중국은 소비 부문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헝다 그룹 파산 가능성, 전력 부족, 부동산 경기둔화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기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수 진작책 마련이 긴요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금융시장에서도 중국의 정책 대응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은 통화(유동성 투입) 및 재정(재정 조기 집행)을 통한 내수 부양 노력에 나서고 있다. 향후 중국의 부양정책에 힘입어 중국 소비가 반등한다면 경기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각은 후퇴할 수 있다.
③ 향후 기업 실적 및 증시 밸류에이션
2021년 2/4분기 미국 기업 실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하지만 3/4분기 기업 실적은 2/4분기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 역시 2/4분기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3/4분기 중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비롯해 주가에 비우호적 요인이 많아 3/4분기 실적에 반영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3/4분기 기업 실적은 주가에 강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동하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관건은 앞으로의 실적이다. 현재 금융시장의 컨센서스는 미국 EPS의 경우 3/4분기를 저점으로 완만하게 우상향 하는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실적 전망이 유지된다면 주가는 연말을 전후해 점진적으로 상승할 개연성이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주가는 고평가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국 S&P500 기준 12개월 선행 PER는 약 20배로 연초 수준보다 하락했으나, 장기 평균 PER 수준인 15배 내외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실적 전망의 하향 혹은 기대보다 낮은 실적이 발표된다면 주가는 악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22년 투자전략은?
금융시장에 산적한 악재를 헤쳐나가기엔 모멘텀이 부족하다. 주가는 연말까지 오르내림을 반복하거나, 상승세로 복귀하더라도 이전 주가 고점을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신중한 투자가 요구되는 시기이나 금융위기를 염두에 두어야 할 만큼 최악을 상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또 주가가 추세적 하락장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도 힘들다. 지금은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부상하면서 주가가 밸류에이션 조정 과정을 거치고 있을 뿐 글로벌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험이 확산되거나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주식 비중을 무분별하게 축소하기보다는 제반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시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위 글의 출처는 우리은행 TWO CHAIRS웹진 VOL.51호입니다.
[TWO CHAIRS웹진 51] 브랜드의 탄생, 취미에서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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